파킨슨병 치료의 유형
파킨슨병의 치료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약물 치료이고, 둘째는 비약물적 치료이며, 셋째는 수술적 치료, 넷째는 도파민성 세포 이식술입니다.
1. 파킨슨병의 약물치료
첫째는 대증요법으로 현재의 징후를 호전시키는 방법이고, 둘째는 보호 치료로서 파킨슨병의 병태 생리적 진행 과정을 차단하려는 방법입니다. 세 번째는 회복시키는 방법으로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공급하거나 신경세포의 성장을 자극하고 남아 있는 세포들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대증요법으로는 레보도파, 도파민 작용제, 항콜린성 제제 등이 있고, 보호치료에는 MAO 억제제, COMT 억제제 등이 있습니다. 회복시키는 방법에는 태아세포나 향후 개발될 줄기세포 주입 등이 있습니다. 현재 내과적 치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방법이 대증요법과 보호치료입니다.
* 대증 요법 치료의 원칙
이상운동과 연관된 주 신경전달 물질은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입니다. 도파민은 감소하고 아세틸콜린은 증가하는 비정상적 상태에서 파킨슨증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도파민이 증가하고 아세틸콜린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코레아와 같은 과활동성 이상운동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파킨슨병에서는 부족한 도파민을 증가시키고 상대적으로 증가한 아세틸콜린을 감소시키는 치료를 합니다. 도파민 활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레보도파, 도파민 작용제 등의 투여이며, 아세틸콜린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법이 항콜린성 제제를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 레보도파가 치료에 도입되기까지의 역사
파킨슨병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부족 때문에 발생한다는 사실은 1919년 트레티아코프 박사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도파민은 뇌-혈관 장벽(Brain-Blood Barrior, BBB)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1960년 Koziaz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도파민의 전구물질이 레보도파를 개발함으로서 파킨슨병의 치료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서 레보도파로 인한 만성 부작용이 속발되면서 처음 기대와는 달리 치료에 앞을 물어야 할 많은 난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 레보도파의 자연 대사 과정은?
도파민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투여해도 뇌에 흡수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레보도파는 도파민의 전구물질로서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투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구로 투여된 레보도파는 장에서 흡수되는데 이중 95% 이상은 뇌로 들어가기 전에 도파민으로 변화되게 됩니다. 그런 관계로 불과 1% 이내의 레보도파만이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여 선조체 조직에 들어가게 됩니다.
* Carbidopa란?
레보도파는 장에서 흡수가 되면 전신 혈액 속에 들어갑니다. 이 상태에서 레보도파가 뇌에 들어가기 전에 dopa decarboxylase라는 효소에 의해 파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Carbidopa는 이 효소의 억제제로서 레보도파가 말초 혈행 속에서 효소에 의해 도파민으로 변화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량의 레보도파가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또 레보도파가 말초에서 도파민으로 변화하게 되면 이로 인해 오심, 구토, 저혈압, 빈맥, 오렌지색 오줌 등 신체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Carbidopa는 이러한 말초성 부작용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현재 병원에서 투약하는 레보도파는 대부분 carbidopa/levodopa 혼합제입니다.
* 레보도파의 만성적 부작용은?
레보도파를 만성적으로 복용한 환자에서 운동 동요(motor fluctuation), 이상운동증, 시각 환각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가급적 늦게 사용하고, 다른 약제를 첨가하여 투여하기도 합니다.
* 항콜린성 제제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파킨슨병에서는 도파민 신경계가 손상을 입기 때문에 손상을 입지 않은 콜린성 신경계의 활성이 상대적으로 증가된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신경계를 억제하는 항콜린성 제제를 투여하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항콜린성 제제는 레보도파가 개발되기 이전부터 임상에 사용되었던 오래된 약물입니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진전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진전이 현저한 유형에서 지금도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항콜린성 제제는 레보도파로 인한 운동동요에도 일부 효과가 있습니다.
* 항콜린성 제제의 부작용은?
항콜린성 제제의 부작용에는 구강 건조증, 협각 녹내장(narrow-angle glaucoma), 변비, 뇨저류, 기억 장애, 혼돈, 환각 등이 있습니다. 항콜린성 제제의 부작용은 상당히 심한 편입니다. 그래서 처음 항콜린성 제제를 투여할 때는 최대한 낮은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편 파킨슨병 환자는 병 자체로 인해 변비, 인지기능 장애 등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평소 관찰되지 않던 증상이더라도 항콜린성 제제를 사용하면 증상들이 더 악화되어 임상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항콜린성 제제의 종류에는?
현재 자주 사용되고 있는 항콜린성 제제에는 Benztropine(Cogentine), Trihexyphenidyl(Artane) 등이 있습니다.
* 항콜린성 제제의 사용예
파킨슨병 환자는 대부분 노인이기 때문에 항콜린성 제제에 의한 부작용이 쉽게 나타납니다. 그런 관계로 본인의 경우에는 벤즈트로핀 0.25mg을 최초 용량으로 사용하며, 그 후 환자 상태에 따라 서서히 증량합니다.
* 아만타딘(Amantadine)
아만타딘은 처음에 항바이러스 약제로 개발되었는데, 이후 항파킨슨병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서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는 약물입니다.
아만타딘의 약리적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중추신경계에서 도파민의 유리를 촉진시키고, 신경세포로부터 도파민의 흡수를 억제하며 NMDA 수용체를 차단하고 항콜린성 효과가 있는 것이 그 주요 기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NMDA 수용체는 glutamate와 같은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신경전달물질이 결합하는 수용체로서 아만타딘이 이 수용체를 차단하여 신경세포를 독성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합니다.
2. 비약물적 치료
* 파킨슨병의 비약물적 관리란?
일단 파킨슨병으로 진단되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약물 요법과 함께 생활 전반에 걸쳐 비약물적 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상생활과 연관된 비약물적 관리 범주에는 운전, 물리 치료, 운동작업 치료, 심리 치료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반되는 질환에 대해서도 비약물적 치료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에는 언어장애 치료, 연하장애 관리, 과다 침분비 관리, 영양부족에 대한 관리, 변비 관리, 습진 관리, 성 부전에 대한 관리, 수면 장애 관리, 치아 관리 등이 있습니다.
* 운전에 대한 주의
운전은 현대인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데 상당히 필요한 기술입니다. 그런데 파킨슨병에 이환이 되면 운동이 느려지고 운동 반사가 잘 되지 않으며 판단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이 힘들게 됩니다. 더욱이 운전 중 운동 동결 현상이 나타나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 동결 현상은 갑작스런 상황이나 심리적 흥분 상태에서 잘 나타나기 때문에 운전 중 돌발적 상황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병의 정도가 심해지면 가급적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운동의 필요성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운동은 필수적입니다. 운동은 육체적, 정신적인 편안함을 줍니다. 파킨슨병은 움직이는데 장애가 있기 때문에 근육의 강도를 유지하고 유연성을 호전시키며 가동성도 증가시켜줍니다. 운동이 비록 병의 진행을 억제하지는 못하지만 평형 유지 능력을 개선시키고 보행 장애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또 음식물 삼키기와 말하기와 관련된 근육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병의 만성화로 인해 발생하는 관절의 구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어떤 운동이 좋은가?
운동 유형은 개인의 증상,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온 사지를 신전시키고 움직일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으로 가능하다면 빨리 걷는 운동이 추천됩니다. 전문가들은 수영에 익숙한 환자들에게 수영을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똑바로 가기 위해서는 몸을 잘 쓰지 않는 부분을 더 활발히 움직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골프나 테니스, 자전거 타기, 댄스 등도 친숙한 운동이라면 이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 추천되는 운동 또는 취미 생활은 정원 가꾸기, 걷기, 수영, 수중 에어로빅, 요가, 기공 등입니다. 스스로 운동하기에 제한이 있는 환자분은 물리 치료사에게 운동 프로그램 구성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 운동할 때 참고할 사항들
1. 운동은 천천히 시작해서 규칙적인 정규 운동을 한 후에 서서히 마칩니다.
2. 안면 근육, 턱, 음성 근육을 운동합니다.
3. 노래나 글 읽기를 크게 하면서 입술 운동을 크게 합니다.
4. 거울 앞에서 자주 여러 가지 표정을 만들어 봅니다.
5. 음식물을 활기차게 씹습니다.
6. 음식물을 씹을 때는 작은 덩어리로 최소 20번 이상 씹습니다.
7. 음식물을 삼킬 때는 어깨와 목을 쭉 펴고 바로 앉아서 의식적으로 꿀떡 삼킵니다.
8. 물속에서의 운동을 즐겨합니다. 물속에서는 관절을 쉽게 움직일 수 있고 평형 장애가 있어도 덜 제한을 받습니다.
9. 미끄러운 바닥이나 어두운 조명 하에서 운동을 피합니다.
10. 평형에 이상이 있으면 운동을 하다가 언제든지 지지물을 잡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운동을 합니다.
11. 혼자 일어나기 힘들면 침대에서도 운동을 합니다.
12. 피곤하거나 무리를 느끼면 운동을 중단합니다.
* 걷는 운동의 요령은?
하루에 약 1.6 km정도를 매일 힘차게 걷는 것이 좋습니다.
병이 진행될수록 팔의 움직임이 없어지고 어깨가 굽어지며 목도 굽어져 아래쪽으로 쳐다보게 되는데,
이런 상태로 걸으면 운동으로서 큰 효과를 누릴 수 없습니다.
병의 진행과는 반대로 얼굴을 수평이상으로 쳐들고 어깨와 목을 바르게 하며 무게 중심을 약간 뒤로 한다는 기분으로 팔을 힘껏 저으며 힘차게 걸어야 합니다.
보폭은 가급적 크게 하고 발사이 간격은 약간 넓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보행 동결이 나타나면 높은 제자리걸음을 여러 번 반복하면 동결이 풀어질 수 있습니다.
* 의자에서 일어나는 요령
파킨슨병 환자는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운동이 잘 되지 않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할 수 있습니다. 몸을 앞으로 45도정도 기울입니다.
그리고 한발은 의자 바로 앞에 두고 다른 발은 이보다 반보정도 앞에 놓습니다.
그리고 손을 의자 앞 양쪽을 잡습니다. 그런 연후에 팔을 뻗으며 앞으로 일어나 걸어 나갑니다.
이 동작을 연속적으로 하면 부드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의자에 앉는 요령
의자에서 일어나는 요령과 반대로 하시면 됩니다. 즉 먼저 앉을 의자에 등을 대고 섭니다.
그리고 한 발을 뒤로 냅니다. 몸을 45도 정도 앞으로 숙이면서 천천히 앉습니다.
앉으면서 의자의 옆을 손으로 잡아서 기울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 구부러진 어깨를 펴는 운동
벽에 등을 대고 선 후에 벽면에 머리, 어깨, 엉덩이, 발꿈치가 닿도록 합니다.
그런 연후에 벽에서 떨어져 나와 걸음을 걷습니다. 다시 벽에 등을 대고 이전 동작을 되풀이 합니다.
* 보행 장애에 대한 관리
병이 진행함에 따라 보행이 점차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행 장애가 나타나는 이유는 우선 1) 강직과 서동이 있고, 2) 양쪽 근육의 수축도가 다르며, 3) 걸을 때 몸무게 이동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걸을 때 무게 중심 이동이 원활히 되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례로 보행을 과장되게 하게 되면 무게 중심을 다소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즉 씩씩하게 큰 걸음으로 손을 크게 흔들며 몸을 뒤로 젖히고 수평보다 상방을 바라보고 걷도록 주문합니다.
이때 발을 약간 벌려 걷게 하는 것이 넘어짐을 예방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됩니다.
처음 출발할 때 주저주저하는 행동(start hesitation)이 자주 나타납니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보행동결 현상(freezing)도 나타납니다.
이러한 경우에 크게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출발하기 전에 “준비, 자, 앞으로”처럼 말을 크게 하면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보행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언어장애에 대한 관리
파킨슨병이 진행되면 목소리가 줄어들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며 발음의 높낮이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처음에는 제법 큰 소리로 이야기하다가 점차 목소리가 죽어듭니다. 언어장애가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1) 호흡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것, 2) 발성 근육에 강직과 서동이 있는 것, 3) 입술을 빠는 행동, 혀를 내미는 행동 등 이상운동의 발현 등이 있습니다.
언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빨리 언어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어를 훈련하는 방법은 우선 호흡 조절부터 시작합니다.
호흡을 크고 분명하게 하도록 주문합니다.
목소리도 크고 분명하게 하도록 주문합니다. 일단 이러한 훈련이 가능하면 한 호흡마다 가능한 언어수를 점차 늘려갑니다.
환자가 스스로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언어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말을 할 때 얼굴이나 입 놀림, 혀놀림을 보고 교정하도록 하는 것도 언어장애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심리 치료
파킨슨병은 주로 황혼기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이제 퇴직하여 느긋하게 남은 삶을 즐겁게 보낼 계획을 잡고 있는데,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는 앞으로 본인에게 닥칠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걱정으로 실의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내가 얼마 지나면 가족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할 텐데 이를 어떡하지? 치료는 받아야 하는데 끝없이 들어갈 치료비는 어떻게 마련하지? 점차 병이 진행하면 내 몸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등등 걱정이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우울증에 빠지게 됩니다. 주위 가족들과 친지들은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여 환자를 보다 포근히 감싸주어 환자가 심리적 안정을 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치아 관리
파킨슨병 환자에서 치아에 이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습니다.
그 이유는 1) 구강 건조와 2) 불충분한 구강 위생, 3) 약물에 의한 치아 손상 등입니다.
구강 건조는 진전을 억제하는 항콜린성 제제나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항우울제에 의해 잘 발생합니다.
파킨슨병 환자는 침을 잘 삼키지 못하기 때문에 침을 흘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침을 덜나오게 하려고 상기 약제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침은 살균 작용이 있고 구강 정화 작용이 있습니다. 침분비가 감소하게 되면 이로 인해 치주염, 카리에스(우식) 등이 잘 발생합니다.
한편 파킨슨병 환자는 강직, 서동 등 행동이 불편한 관계로 구강 위생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보호자는 구강을 청결히 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레보도파는 치아의 에나멜질을 무르게 하여 카리에스를 잘 발생하도록 합니다.
* 가족 관리
파킨슨병에 이환된 환자가 겪는 고통도 물론 심하지만 주위 가족들이 감당해야하는 정신적 육체적 부담도 대단합니다.
제가 관리하는 환자 중 한 분이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이셨는데 퇴직을 몇 년 앞두고 파킨슨병에 이환되었습니다.
처음에 부인의 얼굴은 크게 어둡지 않았으나 날이 갈수록 얼굴에 그림자가 짙게 내려앉았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는 남편을 부축하며 진료실을 들어오면서 예전과 같은 웃음이 사라진 부인의 모습이 측은했습니다.
가족들은 왜 이러한 병이 내 가족에게 왔는지 분개하고 우울해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며 사회와 격리된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간호하느라 피곤에 지친 모습도 역력합니다. 이런 가족들에게 환우 모임은 많은 위로와 도움을 줍니다.
환자 간호에도 좋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국내에도 이런 환우 가족 모임이 있습니다.
가족 분들은 이러한 모임을 통해 서로 위로를 받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지혜를 나누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식이 요법(채식이 권장됨)
파킨슨병에 이환되면 복부 장기 기능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음식물이 정체하여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만성변비가 잘 발생합니다.
채식을 하면 크게 두 가지 점에서 파킨슨병 환자에게 좋습니다.
그 하나는 육식의 영양분이 장에서 레보도파와 서로 흡수되려고 경쟁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레보도파가 뇌로 흡수되기 위해서는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하게 되는데 여기서도 레보도파의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을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채식을 하면 변량이 많아져서 배변이 순탄해지며, 장을 자극하여 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기 때문에 변비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 변비의 원인
파킨슨병에서는 운동 기능과 함께 위장관 기능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변비로 고생합니다. 변비는 환자로 하여금 자주 고통과 당혹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변비의 원인을 파악하고 예방을 하면 변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변비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자율신경장애가 발생하여 위장관 기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둘째는 먹는 약물로 인해 변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물에는 항콜린성 제제입니다.
세 번째로 기타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음식물에 섬유소가 부족하다.
2. 충분한 수분 섭취를 않는다.
3. 운동량이 부족하다.
4. 낙농 제품을 과다히 섭취한다.
5. 스트레스
6. 치질로 인해 배변을 잘 하지 않으려 한다.
7. 변 연화제로 장기간 사용하면 장근육이 약화된다.
8. 칼슘과 알루미늄이 함유된 제산제의 과다 사용
9. 항우울제, 철분 보충제, 강한 통증 치료제(예, 최면제) 사용
10. 변비를 악화시키는 내과적 상황 공존: 당뇨병, 갑상선 기능 이상, 대장암 등
* 변비의 예방법
1.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물을 섭취합니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물에는 과일, 채소, 콩과 식물, 덜 가공한 밀로 만든 빵, 곡물류 등입니다.
섬유소와 수분은 변이 대장을 잘 통과하도록 도와줍니다.
과일과 먹을 수 있는 씨가 함께 있는 딸기는 가장 좋은 섬유소원입니다.
밀기울도 좋은 섬유소원입니다. 밀기울로 떡(개떡?)이나 빵을 만들어 먹거나 요구르트나 수프에 타서 먹으면 좋습니다.
2. 하루 1.5 리터에서 2 리터 정도의 수분을 섭취합니다.
간혹 우유는 개인에 따라서 변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카페인이 든 음료는 탈수 작용이 있기 때문에 장운동이 정상화될 때까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장기능이 활성화됩니다.
4. 규칙적인 시간에 특히 식후 20-30분경에 배변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5. 느긋하게 변기에 앉아서 신문에 몰두하는 것도 배변에 도움이 됩니다.
* 변비 치료법
1. 하루에 물을 두 잔에서 네 잔정도 추가로 마십니다.
2. 아침에 일어나서 따뜻한 물을 마십니다.
3. 음식에 과일과 채소의 량을 늘립니다.
4. 서양 자두나 밀기울의 섭취를 늘립니다.
5. 필요하다면 변 연화제를 복용합니다.
6. 하제는 가급적 2주일 이상 연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변비를 담당의에게 알려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1. 변비가 처음으로 발생할 때, 또는
2. 배변시 통증이 있는 경우
3. 배변시 출혈이 있는 경우
4. 변비가 3주 이상 지속될 경우
3. 파킨슨병의 수술적 치료
* 수술치료의 유형
지금까지 여러 가지 유형의 수술적 치료법 들이 개발되었으나 현재 크게 세 가지 수술적 치료법이 자주 시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시상절개술, 피각절개술, 만성 심부 뇌 자극술 등이 있습니다. 이들 시술법의 기본적 기술은 유사합니다.
즉 시상 절개술과 피각절개술은 어느 부위를 절개하는 가가 다를 뿐이고 절개술과 자극술은 목적 부위를 절개할 것인지 아니면 전기적 자극을 줄 것인지가 다를 뿐입니다.
* 심부뇌자극술의 역사
원래 심부자극술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심한 통증이나 이상운동증에 사용되어왔습니다.
그러다가 시상 심부뇌자극술이 시상절개술을 이미 시행했던 환자에서 반대쪽에 시상절개술을 시행해야 할 경우에 시상절개술을 대신해서 시상 심부뇌자극술을 시행함으로써 부작용의 발생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 시술을 파킨슨병에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 절개술에 비한 심부뇌자극술의 장점
심부뇌자극술의 장점은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에 전극을 제거하여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상을 예로 든다면, 시상절개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인 감각저림, 이긴장증, 보행장애, 구음장애, 인지기능 장애 등은 시상 심부뇌자극술에도 발생합니다만, 그 정도가 시상절개술보다는 미약한 것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만약 부작용이 심할 경우에는 전극을 제거함으로써 부작용을 해소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시상 심부뇌자극술의 적응증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시상 심부뇌자극술은 시상절제술과 유사하게 진전과 강직에 뚜렷한 효과가 있으며 일측 통증, 이상운동증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에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인지기능 장애가 우려되는 고령의 환자, 양측에 진전이 있는 환자, 이전에 한쪽에 시상 절개술을 받은 환자, 이전에 구음장애가 있었던 환자들에서 시상절개술을 대신하여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기타 뇌부위 심부뇌자극술
최근에 시상외에도 피각, 시상하핵 등에 심부뇌자극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내측 피각(GPi)이나 시상하핵에 심부뇌자극을 주게 되면 진전 이외에도 강직, 서동, 자세 이상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항혈소판 응집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등, 출혈 경향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감마나이프 시술법이 뇌심부자극술을 대신하여 활용되기도 합니다.
4. 도파민 생성세포 이식술
* 세포 이식 유형
파킨슨병 치료에 세포 이식 기술이 한창 연구 중에 있습니다.
세포 이식술에 사용되는 세포에는 망막 상피 세포, 태아 흑질 세포, 배아 줄기세포, 성체 줄기 세포 등이 있습니다. 망막 상피 세포나 줄기세포도 많이 연구되고 있으나, 현재 태아 흑질 세포가 보다 안정적이고 좋은 공여 이식 세포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Linvall등(1990)이 처음 보고할 때는특별히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술의 발달로 인해 보다 많은 조직을 이식할 수 있음으로 인해 더욱 효과가 좋아졌으며, 레보도파의 용량도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도파민 생성세포 이식의 문제점
비록 이 시술의 결과는 고무적이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점이 있습니다.
즉 어느 정도 량의 조직 이식이 적당한가?
어느 부위가 가장 적절한 이식 장소인가?
얼마나 많은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 이상적인가?
얼마나 오랫동안 효과가 지속되는가?
얼마나 이식된 조직이 생존할수 있는가?
이식 조직은 신경연접을 이루는가?
이식 조직에 의하여 생성된 도파민은 뇌에 의하여 조절될 수 있는가?
이 시술로 병의 경과를 늦출 수 있는가?
더 이상 레보도파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 수 있는가?
등,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산적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