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적 징후


 


특징적 징후(Triad) Tremor, Rigidity, Bradykinesia 



1. 진전(Tremor) 

세 가지 특징적인 증상중 가장 현저하고 잘 알려진 증상이 진전이다. 진전은 환자가 주로 처음으로 감지하는 증상이며, 의사를 찾는 이유도 주로 이 진전 때문이다. 

대부분 한쪽 손이나 다리에 진전이 발생하는데, 특징적으로 힘을 뺀 휴지기 상태에서 발생한다. 진전은 규칙적이며 리드미컬하다. 빈도는 일초에 3-6번 정도. 그런데 진전의 양상은 일정하지는 않다. 단순히 앞뒤로 떨리는 경우도 있지만, 보다 복잡한 움직임으로 환을 만드는 듯한 진전이 더 흔히 나타난다. 그래서 “pill-rolling tremor"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 임상에서 보면 보다 더 다양한 양상의 진전을 관찰할 수 있다.  


진전은 환자가 아주 편히 쉬고 있을 때나 수면 중에 사라진다. 그래서 진전은 계속 나타나기 보다는 마음의 상태에 따라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양상을 보인다. 환자가 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는 진전이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환자가 집에서 조용히 신문을 보고 있을 때는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다. 방문객이 찾아올 때까지도 떨리지 않다가 방문객이 오면 그 때부터 떨리기 시작한다. 이러한 사회적 활동에 의한 진전 악화의 당황감 때문에 환자는 대인관계상 점차 격리되는 경향을 보인다. 


환자는 외부적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한 떨림도 감지한다. 그래서 내부적인 떨림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양상은 진전이 외부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주로 발생한다. 일부 환자는 이러한 내부적 떨림을 심계항진이나 심장 이상으로 오인하고 심장전문의를 방문하기도 한다. 


진전은 환자에 따라 달리 일부 신체부위에 한정되어 나타난다. 부위는 손, 발뿐만 아니라 혀, 입술, 턱 등에도 나타나며 아주 드물게 머리가 흔들리기도 한다. 저자의 판단으로는 체부 근육에 강직이 심하기 때문에 목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두부 진전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진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진전의 다양성이다. 진전이 갑자기 심하게 나타났다가 소실되기도 하며, 신체 부위 간에 진전의 빈도가 일치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손에 나타났던 진전이 사라지고 일정시간이 지난 후에 발에서 진전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진전을 의지로 억제할 수 있다. 약간의 운동이나 자세의 변화 등으로 진전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수분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진전은 다시 나타난다.  


한손에 나타나는 진전은 환자가 걷는 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진전은 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환자가 이를 잊어버리면 다시 진전이 나타난다. 손에 물건을 잡고 있으면 진전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환자는 걸을 때 작은 물건을 들고 걷기도 한다. 이런 환자들은 약간의 무게가 있는 물건을 드는 것이 진전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가급적 들고 다니는 물건을 감추려 한다. 

많은 환자들이 떨리는 손을 감추려한다. 떨리는 손을 포켓에 집어넣거나 앉을 때 엉덩이 밑에 두기도 하며 신문지나 기타 물건으로 덮거나 떨리지 않는 손으로 덮기도 한다.  


진전에 대해 파킨슨병 환자는 당황해 하지만 본태성 진전 환자는 진전이 파킨슨병보다 더 심한 경우에도 당황감을 보이지 않는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자신이 주위 사람들에게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하고 싶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우 초기에는 진전은 드물게 나타나지만, 매우 긴장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의 진전과 감별이 요하는 질환은 본태성 진전이 대표적이다. 본태성 진전의 진전은 가만히 있을 때 나타나지는 않고 팔을 앞으로 뻗거나 물건을 잡으려 할 때 나타난다. 그리고 본태성 진전은 가족간에 유전성 경향이 높다. 특히 다른 점은 본태성 진전에서는 파킨슨병에서 보이는 강직이나 완서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파킨슨병의 진전의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파킨슨병 진전의 특징 * 


1) 휴지기성 진전 

2) 규칙성, 리드미컬 

3) 3-6 Hz 

4) 다양한 진전 양상-“pill-rollng tremor"가 대표적 유형 

5) 수면중 사라짐 

6) 진전 발현 부위: 손, 발, 혀, 입술, 턱 

7) 두부 진전이 거의 없다. 

8) 부위간 진전 빈도의 불일치 

9) 마음의 상태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함. 

10) 사회적 당황감 초래 

11) 환자가 의식적으로 진전을 숨기려는 경향 

12) 일시적으로 의지적인 억제 가능 


* 본태성 진전과의 구별 방법 * 


저자는 진전의 구별을 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간단한 질문과 검진을 실시한다. 


1) 환자들에게 “숟가락을 들 때 더 많이 떨리십니까? 가만히 계실 때 더 많이 떨리십니까?” 이렇게 질문하면 노인 환자들도 잘 알아듣고 답을 한다. 숟가락을 들 때 더 떨린다고 하는 경우는 본태성 진전일 가능성이 높다. 

2) 환자로 하여금 말을 하도록 하면서 눈의 깜박임을 지켜본다. 눈의 깜박임이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현저히 감소되어 있다.  

3) 글을 써보도록 하면 본태성 진전에서는 진전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나, 파킨슨병에서는 진전이 감소되는 경향이 높다.  

4) 환자를 걸어보도록 한다. 걸을 때 진전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한쪽 팔의 swing폭이 감소되어 있는 경우도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높다.  

5) 환자로 하여금 걸으면서 돌아보도록 한다. 정상인은 머리가 먼저 돌고 몸이 돌지만, 파킨슨병 환자는 몸과 머리가 함께 도는 경향이 있다.  


2. 강직(Rigidity) 

환자로 하여금 이완하도록 하면서 팔을 이리저리 돌려보면 주관절 주위로 저항감이 감지된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수동적 운동에 대한 저항감이 있는 경우를 강직이라고 한다. 강직은 주관절 뿐만 아니라 완관절, 무릎 관절, 족관절, 척추 등에서도 관찰된다. 강직은 상당히 특징적인 징후이기 때문에 환자가 흉내를 낼 수 없다. 강직은 테니스장의 그물망을 끌어올릴 때 돌리는 cogwheel과 같이 뚝,뚝, 뚝, 뚝 느껴지기도 하고(cogwheel rigidity), 심하면 납파이프와 같이 뻗뻗하게 된다(lead pipe rigidity). 


일부 근육이 지속적으로 강직이 된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환자도 강직을 인지할 수 있는데 뻗뻗함 외에도 피로감, 통증, 쑤시는 느낌, 경련 등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목과 머리에 강직이 있는 경우에는 두통이 나타나는데 목과, 어깨, 후두부, 측두부 등에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 주위 근육이 굳으면 요통을 유발한다. 요통은 특히 앞으로 구부려진 자세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지속적으로 앞으로 구부러진 상태에 있게 되면 척추 주위 근육에 물리적 strain이 가해지게 된다. 정상인도 파킨슨병 환자들처럼 앞으로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유지하면 요통이 곧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아리와 다리 근육에 강직이 발생하면 경련과 유사한 증상이 발생한다. 


가슴과 어깨에 강직이 발생하면 흉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왼쪽 가슴이 아픈 경우에는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으로 느껴져 환자가 불안해서 심장내과 전문의를 방문하기도 한다. 

지속적인 근육의 수축에 대해서 일반적인 진통제는 특별히 효과가 없다. 레보도파 치료와 물리치료 및 마사지가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자세를 바르게 해주는 요통을 경감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즉 자세를 쭉 펴려고 규칙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에는 brace를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 파킨슨병 강직의 특성 * 


1) 수동적 운동에 대한 지속적인 저항감 

2) 경한 강직- cogwheeel rigidity  

    중한 강직- lead pipe rigidity  

3) 환자가 느끼는 증상: 뻗뻗함, 피로감, 통증, 쑤시는 느낌, 경련  

4) 부위에 따라 두통, 경부통, 요통 발생  

5) 앞으로 구부정한 자세가 척추 주위 근육에 물리적 strain을 가하여 요통 유발  

6) 치료: 레보도파 치료, 물리치료, 마사지, 자세교정, 보조기  


3. 완서(Bradykinesia) 

강직이 운동 속도를 감소시키기도 한다. 강직의 주요 기전은 길항 근육의 상호 억제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팔의 근육을 구부릴 때 팔을 펴게 하는 근육이 동시적으로 이완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계속 수축된 상태를 유지를 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강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강직인 운동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경향도 있지만 강직 만에 의해 파킨슨병에서 완서가 발생된다고 볼 수 없다. 임상적으로 강직이 현저하지 않은 근육에서도 완서가 나타나며, 반면에 강직이 현저한 경우에도 빠른 운동이 가능하기도 하다. 최근 파킨슨병 뇌수술 결과 진전과 강직은 호전된 반면에 완서는 크게 호전되지 않는 예를 통해 강직과 완서는 별개의 징후임이 증명되었다. 얼굴에 표정이 없어지는 것도 완서의 한 형태로서 강직과는 별개의 증상이다. 


완서의 대표적인 증상은 자동운동(autonomic movements)의 소실이다. 자동운동은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운동에는 보행, 눈 깜박임, 침 삼킴, 얼굴과 손의 표정 움직임, 자세 조정의 미세 움직임 등이다. 완서가 심한 상태에서는 자발운동이 정상보다 현저히 드물게 나타난다. 


눈 깜박임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현저히 감소된 양상을 보인다. 눈 깜박임은 차의 윈도우 브라쉬처럼 눈에 끼인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청소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눈이 건조해지고 붉어지며 눈곱이 끼며 환자는 눈에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에 인공눈물로 자주 씻어 주고 눈을 세척해 줌으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침 삼킴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침이 고이게 되고 입 주위로 침이 흘러내리게 된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에서 침이 정상인보다 많이 생성되는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는 잘못된 견해였음이 밝혀졌다. 항파킨슨약제를 투여하면 침 삼킴의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침 분비량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침분비를 억제하기 위해 항콜린성 약제를 사용하면 구강 건조증을 야기할 수 있다. 구강 건조증은 도리어 구내염증, 치주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침분비 억제를 하기 위해 과도한 항콜린성 약제사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행도 자동운동의 일종이다. 완서가 있으면 팔의 swing이 잘 되지 않는다. 돌 때 정상인에서는 머리와 눈이 먼저 돌고 어깨, 몸, 다리 순으로 자동적으로 돌게 된다. 그런데 파킨슨병에서는 한 덩어리로 도는 듯 머리와 몸과 다리가 함께 도는 양상을 보인다. 


자율 운동에서도 완서 징후가 포착된다. 보행 시에 환자는 처음에 여러 차례 주저주저하는 걸음을 하게 되며, 발이 바닥에 붙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단 보행이 시작되어도 느리며 심한 경우에는 앞으로 엎어질 듯 좇아가는 걸음을 걷게 된다. 


완서로 인해 나타나는 징후에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다.”, “ 차에서 내리기 힘들다.”, “침대에서 돌아눕기 힘들다.” 등이다. 

완서로 인해 환자가 또 다른 느낌은 “배터리가 다 된 느낌”, “외력에 의해 행동이 억제된 느낌” 등도 있다. 아래 그림은 어느 파킨슨병에 걸린 화가가 자신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외력에 의한 행동 억제를 잘 표현한고 있다.  

완서의 또 다른 징후는 두가지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완서가 있는 경우에는 처음 일을 끝낸 후에야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옷 입고, 식사하기 등의 일상생활에 심한 장애를 느끼게 된다.  

완서는 시간에 따라 변화가 심한 편이다. 가장 현저한 임상적 변화를 “paradoxical kinesia"이다. 이는 심하게 움직임에 장애가 있던 환자가 갑자기 정상에 가깝게 활동이 좋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즉 홀을 걷거나 옷도 정상인처럼 입는 등 꼼짝 못하던 환자가 돌발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다가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가족들이나 간호인에게 상당한 혼란을 야기한다. 예로” 당신이 아침에는 잘 걷더니만 왜 지금은 꼼짝도 못하는가?“하며 꾀병을 부리는 것처럼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환자는 이에 대해 할 말이 없다. 지금은 꼼짝도 못하고 있으니 환자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파킨슨병에서 드물지 않다. 그러나 그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운동을 조정하는 신경계는 정상인 반면에 이러한 신경계를 조절하는 상위 신경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래서 완서는 아직 그 명확한 기전이 잘 이해되고 있지 않지만 파킨슨병의 핵심적 장애임은 말할 것 없다.  

완서가 있는 환자는 일상생활의 자동운동에 장애가 심한 반면에 배운 운동은 덜 침범된다. 일례로 심한 완서 환자가 피아노를 잘 친다거나 탭댄스를 잘 치는 경우가 이를 반영한다.  

완서의 근본적 기전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 완서의 임상적 특성 * 


1) 강직과 완서는 별개의 징후이다. 

2) 배운 운동보다 일상의 자동운동(autonomic movements)에 심한 장애가 나타난다. 

- 자동운동에는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으로서 보행, 눈 깜박임, 침 삼킴, 얼굴과 손의 표정 움직임, 자세 조정의 미세 움직임 등이 이에 속한다. 

3)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다.”, “ 차에서 내리기 힘들다.”, “침대에서 돌아눕기 힘들 다.” 등이다.  

- “배터리가 다 된 느낌”, “외력에 의해 행동이 억제된 느낌” 등도 있다.  

4) 완서의 또 다른 징후는 두가지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점이다.  

5) 완서는 시간에 따라 변화가 심한 편이다.  


- 대표적인 예: “paradoxical kinesia"